詩 2013

콩/배 중진

배중진 2013. 6. 30. 20:51

콩/배 중진

 

누추하다 못해

섬뜩함을 주는 집

인기척이 없고

정원이 잡초로 무성한 곳

 

폭풍은 피해 가지 않아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차고를 막고있어도

벌써 몇 년째 방치되어 있는데

이름 모를 콩만 하늘로 쭉쭉 뻗고 있네

 

연로하신 할머니가 살고 계실까

아니면 병약하신 할아버지가

추측은 또 다른 추측을 낳고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해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가

풍성하게 열매를 맺고

자동으로 터트려져

다시 싹이 번성하게 자라서

 

언젠가는 하늘에 닿아

Jack & the Beanstalk 동화처럼

식인 거인을 만나고 재물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집 앞을 지나며 자꾸 높이를 가늠해보네

 

 

 

 

 

 

 

 

 

 

 

 

 

 

 

 

 

 

 

 

 

 

 

 

 

 

요술 완두콩
금화
황금알을 낳는 닭
황금 하프

 

yellowday2013.06.30 21:24 

잭크와 콩나무---------오랫만에 들어봅니다.
콩꽃이 예쁘게 피었군요. ㅎ

 

아주 어렸을 때 샘가에 살구나무가
상당히 큰 것이 있었는데
살구꽃은 기억에 없고
살구만 생각이 나고
이웃집 아이들이 아니면
어른들이 몰래 따 먹으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엿보며 지나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나무에 올라가 놀기도 했고
던지는 돌팔매에 장독이 깨진다고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는 것도 들었는데
왜 그것을 잘랐는지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답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고
우리 집 우물은 깊고 물도 많았었으며
장마에도 흙탕물이 들어오지 않았고
수박과 참외를 시원하게 할 정도로 찼었답니다.
샘물로 등멱(등목, 목물)은 바로 하지 못하고 퍼서 놓았다가
어느 정도 미지근하면 몸을 씻곤 했었답니다.
살구 때문에 오래된 기억이 떠올라 몇 자 적어봅니다.
시원한 7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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