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절규/배 중진

배중진 2013. 6. 11. 23:20

절규/배 중진

 

처절한 절규가 새벽을 깨우기 전까지

묵직한 안개는 도시에 드리워졌으며

모두가 조용하게 무척 이나도 조심을 하면서

어제 퍼붓다 남은 강우를 예상하는 우울한 시간

 

살다 보면 가끔은 예상치 못한 일도 발생하고

연륜이 싸이다 보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을 위협하거나 위험에 빠뜨린다면

온갖 것 동원하여 극복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요

 

자연 속에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도 별반 차이는 없으며

아무리 작고 힘이 없어도 호락호락하지 않고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불사하는데

강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라 괘씸하기 짝이 없다

 

Blue jay가 갑자기 나타난 사나운 매를 질타하며

연신 공격을 하고 절규를 퍼붓느라 시끄럽고

까마귀도 자기 영역을 지키려 위협하지만

매는 한 마디 소리도 내지 않고 태연한 모습이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고

파상공격에 지쳤는지 매는 멀리 안갯속으로 사라지고

터줏대감인 까마귀가 같은 자리에 올라 포효를 몇 번 하곤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적이 감도는 아침

 

 

 

 

 

 

 

 

 

 

 

 

 

 

 

 

 

 

 

 

 

 

 

 

 

 

 

 

 

 

 

 

 

 

 

 

 

 

 

 

 

 

 

 

 

 

 

 

 

yellowday2013.06.12 14:37 

새들의 전쟁터로군요~~~~~추천 올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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