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깨비/배 중진
안개가 자욱한 새벽녘
아직도 쌀쌀한 이른 봄에
농부는 똥장군을 지고서
보리밭에 갔지만
땀기로 더울 만도 한데
손이 지독하게 시려 불을 피우니
얼굴은 보이지 않고 빙 둘러
작은 도깨비 손들이 모여들어
춥다고 호들갑을 떨며 불을 쬐더란다
허깨비를 보았나 해서
보고 또 보아도 모닥불 위엔
수없이 많은 도깨비 손들이 너울거리더란다
정신없이 그 자리에서 줄행랑을 쳤고
아들뻘 대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무용담 비슷하게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은 손을 슬그머니 감추더라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제58회 현충일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셨죠.
정성 담은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장미의 계절 유월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장자(莊子)의 고분이가(鼓盆而歌)에 보면,
장자가 여름날 아내와 산길을 가는데 소복입은 젊은 여인이 무덤에 부채질 하고 있었다.
남편이 죽기 전 자기가 죽으면 무덤에 풀이나 마르거든 개가(改嫁)하라고 유언했는데,
그렇게 되려면 올여름도 그냥 보내야 하기에 풀을 빨리 말리기 위해 부채질을 한 것이라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자의 아내는 분개하며 자신은 절대 개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장자가 처의 지조를 시험하려고 도술을 부려 죽은 척하였는데
아내는 장자가 정말 죽은 줄 알고 장자를 입관하여 대청에 안치했다.
며칠 후 이웃나라 왕자라는 사람이 조문왔는데
장자의 처는 한눈에 그에게 반해서
저녁이 되자 자고 가라는 장자 처의 요청에 왕자는 못 이기는 척 허락했다.
저녁에 부인이 술상을 들고 방에 들어서자 왕자가 청혼을 했다.
흥분한 장자의 처는 자기 방으로 돌아온 후 곧바로 상복을 벗고
다홍치마에 화장을 하고는 밤이 깊어지자 슬며시 왕자의 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왕자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자기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데,
죽은 지 백일 이내의 시체 골수를 먹어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의 처는 장자 골통을 깨려고 도끼로 관 뚜껑을 뜯었다.
죽은 줄 알았던 장자가 벌떡 일어나며 “당신은 내가 살아날 것을 어찌 알았소?
또 무슨 일로 다홍치마에 분을 발랐소?”라며 능청을 떨었다.
놀란 장자의 처가 미친 듯 건넌방으로 가보니 왕자는 없었다.
이에 장자 처는 부끄러워 물동이를 뒤집어쓰고 마당가 우물에 빠져 죽었다.
그래서 장자가 그 물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는데
여기서 상처(喪妻)를 뜻하는 고분지통(叩盆之痛),또는 고분지탄(叩盆之嘆)이 나왔다.
붕성지통
말이 없어 무척이나 조용하고
그저 늠름한 모습으로
사람 하나 감출 수 없을 듯하여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모든 것을 삼키고
깊이가 무한정하여 인간을 초라하게 하는
웅장하고 장엄함이 있어 압도당하는 느낌입니다.
펼치면 끝도 없을 산에 숨은 이야기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멋진 산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슬플 땐 기쁜 요술을 부리고
불행할 땐 행복해지는 요술을 부린다는
요술 강아지의 이름이 재미있군요.
모든 게 잘 마무리되어 반갑기도 합니다.
멋진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도깨비가 새벽녘에도 나타났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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