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메뚜기/배중진

배중진 2011. 3. 16. 06:35

메뚜기/배중진



닭에게 주기 위해서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우린 병을 들고 나섰다, 친구 누나, 우리 누나, 친구와

논보다는 밭과 같이 있는곳이 걷기도 좋을것 같아
좀 동네에서 떨어진곳에서 이리 저리 뛰며 병을 채워 나갔다

천둥이 치기 시작하고 가끔가다 번개도 번쩍여
누나들은 이제 시작한 일을 거두기가 뭣한지
우리 둘을 먼저 보내고 계속 하겠단다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고
비가 오기전에 우린 죽을 힘을 다해 동네를 향해 뛰고 있었다
거의 다  들어 왔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고
나는 뒤도 돌아 보지 않고 계속 뛰었다

친구의 울음소리도 듣는둥 마는둥
그러니까 그는 비를 맞는데 우산을 씌워주지 않는다고 칭얼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비가 오는데..
그녀석의 눈물이 빗물보다 컷을때 나는 짐짓 못이긴체 우산을
나눠 쓰면서 달래야만 했다.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지...

메뚜기가 깜짝 놀랬는지 
팔방으로 날라 빗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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