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꽃잎이 커서 슬픈 목련/배 중진

배중진 2013. 4. 26. 10:21

꽃잎이 커서 슬픈 목련/배 중진

 

꽃잎은 꺾이고

꺾인 자리는 흉측하며

일부는 떨어져 바닥을 지저분하게

푸른 잔디 대신 덮었으니

 

바람만을 탓하겠는가마는

살랑 감질나는 바람이라면 좋겠는데

꽃을 시샘하는 싸늘한 눈총 바람과

눈까지 동원 살기등등한 바람이 혹독하게 덮치니

 

높은 곳에서 숨을 곳도 없으며

잠깐 지나치는 바람이었으면 싶고

어디선가 햇볕이 선뜻 나타나 도와주길 바라면서

강한 듯한 모습으로 허풍스레 저항하지만

 

모두가 넉넉하지 못한 처지인지라

제 앞길 닦기에 급급하여

설사 햇살이 내리쬔다 하여도

이웃이 당한 고통 나눌 줄 모르네

 

설상가상 잎은 어서 물러가라 밀어붙이니

쫓겨 제대로 기를 펴지도 못했으며

자연스레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꺾여 내동댕이쳐지는 슬픔이여

 

 

 

 

 

 

 

 

 

 

 

 

 

 

 

 

 

 

 

 

 

 

 

 

 

 

 

 

 

은행나무 꽃을 올해는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뉴욕도 좋은 날씨가 아니었지만 꽃을 피워내더군요.
그러나 목련 꽃이 깨끗하지는 않았지 싶었답니다.
바람도 강하여 다 부러지고 녹슨 모습이라 항상
좋아했던 꽃이었는데 올해는 시큰둥하게 바라보았지요.
멋진 5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詩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을 기다리며/배 중진  (0) 2013.04.27
뉴욕의 보름달/배 중진  (0) 2013.04.26
벌써/배 중진  (0) 2013.04.22
동쪽 하늘의 제비/배 중진  (0) 2013.04.22
복사꽃이 피듯/배 중진  (0) 2013.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