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뇌성벽력/배 중진

배중진 2013. 4. 11. 11:57

뇌성벽력/배 중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하늘을 가르듯 섬광이 번쩍거리고

이어서 자지러지는 소리에

머뭇거리던 겨울이 놀라 꽁무니를 사리고

 

뭣도 모르고 떼를 지어

잠자리를 향하던 까마귀들이

혼비백산하여 숨을 곳을 찾다가

적의 아가리로 떨어지듯 내려앉아

 

숨을 죽이고 동정을 살피는데

그들은 한겨울에도 폭설에 익숙하지 않았던가

세찬 소나기는 거슬리는 것이 없기에

줄기차게 쏟아 부었으며

 

겨울이 주름잡던 곳을

탈환이라도 하였지 싶도록

환호성을 지르고 내달리지만 불행하게도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더 춥다는 예보이고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지나가는 계절이기에

겨울도 점점 세가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비록 늦은 봄으로 세상을 실망하게 해도

꽃이 보이고 죽은듯한 나무에도 생기가 돋더라

 

 

 

 

 

 

 

 

 

 

 

 

 

 

 

 

 

 

 

 

 

 

 

 

 

 

 

 

 

 

 

 

 

 

 

 

 

 

 

yellowday2013.04.11 17:10 

이러다 여름이 오지싶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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