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성탄절/배중진
마당에서 보이는 성결교회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았고
무엇하는곳인지도 몰랐다
가끔 새벽에 들려오는 "불이야"와 "주여"가
할아버지를 혼동케 하였으리라
대보름 달을 좋아하듯
추울때, 눈이 수북히 쌓이던 시절
저녁때만 되면 언덕에 있는 교회입구에
달과 같이 밝혀지는 큰별 하나
그것이 성탄절이란다
선물을 기대할 수도 없고
왜, 선물을 하는지도 모르던 시절
부모님이 준비하신 과자봉지가 우리의 입대신
딴 사람을 위해서 쓰여진다는 사실을
"고요한 밤"을 듣고 나서야 알게되었지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와
뽀드덕 거리는 소리
턱이 부딪히며 나는 덜덜거리는 소리는
방문을 빼꼼히 열고 잠옷 바람으로
밖을 응시하는 여러개의 눈동자와 마주친다
박수도 없고
촛불과 호롱불을 들고서
그 이른 새벽에 이집 저집앞으로 발자욱들 남기고
우리들의 가슴엔 영원한 평화의 자욱을 남기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