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할머니 드세요/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6:57

할머니 드세요/배중진

할머니의 소원이 딱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죽기전에 제주도를 보고 싶으시단다
글자도 모르는 양반이 뜬금없이 제주도가 생각이 나신것은
주위의 분들이 다녀오셨기 때문이었다

사촌형들이 있었고
큰아버지, 아버지가 계신데
한참 젊은 jj가 총대를 메려고 서두르다가
종말에는 흐지부지 해서 그 꿈은 사라졌고

두 번째는 그 귀한 홍시를 때아닌 때 찾아서 황당했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곶감은 어렵지 않았는데
고 가냘프며 새빨갛고 입에 넣으면 빨려 들어갈
그것이 사시사철 있는것이 아니라서 말이다

돌아가신지도 오래되셨고
무슨 생각을 하시며 그 긴 날들을 삶이라고 하셨는지
할아버지와 사별하시고 오랜세월 홀로 보내셨는데...
이제서야 홍시가 날 잡아 잡수 하지만 그 소원도 이루지 못하셨다

'詩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매기의 꿈/배중진  (0) 2011.03.14
태양이여/배중진  (0) 2011.03.14
평정을 되찾은 건널목/배중진  (0) 2011.03.14
여기 까지야!/배중진  (0) 2011.03.14
뽀드득 소리/배중진  (0) 201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