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뽀드득 소리/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6:51

뽀드득 소리/배중진


아직도 깜깜한 어둠은 물러갈 줄을 모르고 서성이는데
사랑스런 어머니는 조용히 부엌으로 가셔
식구들 잠이 깰세라
분주하게 움직이신다

아침 잠이 없는 녀석 벌써 눈이 뜨였지만
추위에 차마 이불을 걷어찰 용기가 없었다
바람은 아직도 창문을 울게하고 있었으며
소복히 쌓인 눈은 그대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 솥에다 밥을 안치지 아니하시고
작으마한 냄비에 아들만을 위해 밥을 정성으로 지으신다
세숫물도 데워놓고
아들의 털신도 아랫목에 덥히고 있었다

삐그덕거리는 대문을 뒤로한 채
어머니의 사랑으로 데워진 털신을 신고
하얀 눈길에 발자욱을 내며
사랑해! 힘내!라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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