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여기 까지야!/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6:53

여기 까지야!/배중진


아버지 출근하실제
나의 세발 자전거는
도시락 묶는 줄로 연결되어 있었고
끝없이 어딘지도 모르고 같이 가는 줄만 알았다

아버지께서 보시는 아들이 있었지만
아들은 너무 어려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개를 떼어 놓으려 쫒아 보지만
주인의 뜻을 어찌 알겠는가

놀만큼 놀았으니 너는 집으로 돌아가거라
청천벽력이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떼를 쓰고 울고 불고 소용이 없었다

얻어 터진것도 아닌데
서럽게 서럽게 울면서
자전거를 끌고 왔는지
타고 왔는지 기억도 없다

나의 태양을 쫒다가 돌아서는 기분이 꼭 그랬다
아름다움을 담으려 외지의 세계로 한 발자욱씩 들어갔지만
너무나 먼길을 달렸기에 어느 선에서 단념을 하여야 한다
귓전에 너는 "여기 까지야!" 가 소용돌이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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