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말 잘듣는 약/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6:41

말 잘듣는 약/배중진

고만 고만한 애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집
아름다운 새들도 먹이를 서로 다투듯
자잘한 일에도 티격태격이다
말 잘듣는 약이 근엄하게 보고 있다

육남매는,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순이다
위에서 맨 끝까지는 10살 차이
온순하고 악이 없어도 한 인간으로 성장하니
말 잘듣는 약이 본보기로 기둥에 걸려있다

애들은 몇번 당해봐서
나무 방망이가 왜 약으로 거듭나는지를 알고있다
춤을 추지 않길 바라면서 모르게 살짝쿵 일도 내면
말 잘듣는 약이 빙그레 이상한 미소를 짓는다

골치가 아프면 아스피린
배가 아프면 소화제
필요로 하는곳에 꼭 맞는 종교를 마음 편하게 선택하듯이
말 잘듣는 약이 개개인마다 다르더라도 서로 존경하면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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