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배중진
언제였던가 마음의 평화를 가슴에 들인것은
정확한 뜻도 모르고 주기에 받았던 영물
중학교 3학년때 집에서 십리 길 인데도
하숙을 고집하며 고등학교 입시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그땐 정말 여유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척 했던 시간이었지
심적으로 예민하던 시간
창밖에서 구구거리는 그 소리가 귓가에 박혔었지
누구의 간섭을 받지도 않고
출입이 자유스러워 창공으로 치솟을적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리 저리 쌩쌩 날라다니는 모습은 멋짐 그 자체였으니
추위와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졸업과 동시 받아들었던 작은 새
할 수 있었던 것은 대문 높은곳에 작으마한 둥우리 하나 만든것
그때 그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관심거리였지
줄것은 아무것도 없어도 잘들 성장하고 식구를 불려 나갔었지
어떤때는 무더기로 들어와 살다가
어는순간 둥우리가 썰렁하더니
우리의 사랑이 부족했던지 몽땅 나가서는
더 이상 우리곁에 서성이지를 않았었지
그거였어 너희들이 원했던것이
가고 싶은곳 가고 머물고 싶은곳에 가정을 꿈꾸는
그 누구의 제재를 받고 싶지 않은 자유스러움
이곳을 걷고 있는 나에게 누가 알겠는가 그들의 자손이 안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