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호랑이/배 중진

배중진 2011. 3. 14. 06:34

호랑이/배 중진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 촌놈들이 모여
뜨겁고 긴 여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작당을 한다
돈은 없고 남들도 간다는 바캉스! 그래 우리도 해봐야지
육체가 부풀어 오르니 우리도 이제는 어른이다 이거다

멀리 날짜를 잡아서 뭐하게
내일 쌀 몇 됫박하고 감자와 양파 그리고 고추장과 간장
텐트와 코펠 그 밖의 장비는 빌려서
돈 몇 푼 가지고 모인다, 알았나?

4명이 모였다
할아버지께서는 할 일 없으면 밭에 나가서 밭을 한 번이라도 더 매라
아버지께선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될 터이니 하시면서 배낭을 챙겨주시고
어머니께선 몰래 용돈을 더 넣어 주신다

대천을 거쳐 만리포로 해서 인천 덕적도 친척을 찾는 것으로
거창하게 스케줄을 잡는다, 반기는 사람도 없는데 인척이라는 이유로
대천을 몇 번 다녀 왔기에 그래도 촌놈 행세는 하지 않았지만
친구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와! 바다와 하늘이 겹쳤네유!"

알선을 받아 텐트 치고 자릿세 지급하고
밤에는 불꽃놀이까지 하면서 격은 다 차렸다
파도가 덮치겠다라는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촌놈 티를 내지는 않았지

며칠 잘 놀고 우린 만리포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땀 냄새 지독하고 비지땀이 삐져 나왔지만 덜커덩거리는 버스는
우리들을 갈매기 우짖는 해변으로 안내해주었다
멀리서 "Molina"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Where are you going to.."

바닷가에서 놀면서 우리는 문신도 남들처럼 그려달라고 하여

나는 멋진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으로 선택했고

알통도 없으면서 한껏 호기를 부리다가

저녁은 뭐로 하지? 하며 걱정을 하는데

저 멀리 한 아주머니가 해변을 따라 머리에 이고 오는 것이 보여
망설이다 여쭈어 보았다 뭐를 파시는지
"마지막 떨인데유, 조개 한 사발에 10원만 줘유!"
하시면서 있는 대로 다 주셔 감사했던 아주머니

모든 경비를 책임지고 있어서 마음대로 샀고
감자와 양파를 넣어서 맛있게 최선을 다했으며
잘 넣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멋진 캠핑이라고 자족을 하면서 이슬비 내리는 밤을 맞는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한 녀석이 비 오는 텐트 밖으로 나갔다
나도 일어나서 끊어지는 창자를 움켜쥐고 아무 곳 백사장에 실례를
또 한 녀석이 뒹굴었다
제일 조그맣고 찌들은 외아들만 잘 쳐 자고 있었다

이웃에서 빌려온 만화책은 이제 더 감당을 못하고
우리 셋은 부들부들 떨면서 토하고 싸고
이대로 여기서 죽는구나 생각하는데
음악은 계속 장송곡처럼 흘러나오고 모닥불은 꺼져 가고

아침에 나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듣던 것이라서 정겨웠어도
그 누가 헬리콥터로 고향으로 빨리 데려가 주었으면 싶었으며
다소 진정 기미가 있었지만 우린 쌀마저 팔고
버스 안에서 황당한 일이 생기질 않길 기원하며 고향으로

전날 덕적도까지 가는 배편을 알아보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우린 집을 향해 배를 움켜쥐고 힘없는 패잔병 신세로 가고 있다
버스에서도 그 잊지 못할 "Molina"는 따라오고 있었다
Where are you going to..호랑이가 고양이로 변해서

 

호랑이/배중진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 촌놈들이 모여
뜨겁고 긴 여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작당을 한다
돈은 없고 남들도 간다는 바캉스! 그래 우리도 해봐야지
육체가 부풀어 오르니 우리도 이제는 어른이다 이거다

멀리 날짜를 잡아서 뭐하게
내일 쌀 몇 되박하고 감자와 양파 그리고 고추장과 간장
텐트와 코펠 그밖의 장비는 빌려서
돈 몇푼 가지고 모인다, 알았나?

4명이 모였다
할아버지께서는 할 일 없으면 밭에 나가서 밭을 한 번이라도 더 매라
아버지께선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될터이니 하시면서 배낭을 챙겨주시고
어머니께선 몰래 용돈을 더 넣어 주신다

대천을 거쳐 만리포로 해서 인천 덕적도 친척을 찾는것으로
거창하게 스케줄을 잡는다, 반기는 사람도 없는데.. 인척이라는 이유로
대천을 몇번 다녀 왔기에 그래도 촌놈 행세는 하지 않았지만
친구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와! 바다와 하늘이 겹쳤네유!"

알선을 받아 텐트치고 자릿세 지불하고
밤에는 불꽃놀이까지 하면서 격은 다 차렸다
파도가 덮치겠다라는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촌놈 티를 내지는 않았지

며칠 잘 놀고 우린 만리포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땀냄새 지독하고 비지땀이 삐져 나왔지만 덜커덩거리는 버스는
우리들을 갈매기 우짖는 해변가로 안내해주었다
멀리서 "Molina"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Where are you going to.."

저녁은 뭘로 하지?
바닷가에서 놀면서 우리는 문신도 그려달라고 하여 나는 멋진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으로 선택하고 알통도 없으면서
한껏 호기를 부렸다

한 아주머니가 머리에 이고 오는것이 있어 짐짓
여쭈어 보았다 뭐를 팔고 계시는지..
마지막 떨이다 조개 한 사발에 10원!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모든 경비를 책임지고 있어서 마음대로 사고
감자와 양파를 넣어서 맛있게 최선을 다했다
잘 넣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멋진 캠핑이라고 자족을 하면서 이슬비 내리는 밤을 맞는다

잠을 자다가 한 녀석이 비오는 텐트밖으로 나갔다
나도 일어나서 끊어지는 창자를 움켜쥐고 아무곳 백사장에 실례를
또 한녀석이 뒹굴었다
제일 쬐그맣고 찌들은 외아들만 잘 쳐자고 있었다

이웃에서 빌려온 만화책은 이제 더 감당을 못하고
우리 셋은 부들 부들 떨면서 토하고 싸고
이대로 여기서 죽는구나
음악은 계속 흘러 나오고 모닥불은 꺼져 가고..

아침에 나오는 라디오 소리가 듣던 것이라서 정겨웠고
그 누가 헬리콥터로 고향으로 데려가 주었으면 했다
다소 진정 기미가 있었지만 우린 쌀을 팔고
버스안에서 황당한 일이 생기질 않길 기원하며 고향으로..

전날 덕적도까지 가는 배편을 알아보고 난리를 쳤지만
우린 고향을 향해 배를 움켜쥐고 힘없는 패잔병 신세로 가고 있다
버스에서도 그 잊지못할 "Molina"는 따라오고 있었다
Where are you going to..호랑이가 고양이로 변해서..

 

2015.08.04 22:34

교정, 수정했음. 다시 복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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