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희망/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5:35

희망/배중진


어느 날 상상을 초월하는 테러분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았고
우리의 선량한 세계인들은
소리도 질러 보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지구상에서
영영 떠나가고 말았다
우리가 꿈을 꾸고 있는것은 아닐까
보고싶고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날것 같았는데
이제까지 기다려 보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너무나 허망하여 몸부림을 쳤지만
벽엔 그들의 사진만이
밝게 응답하고 있을 뿐이었다
제기랄
울기라도 할것이지
도대체 어느곳으로 사라졌단 말인가
몸은 간곳이 없고
얼마 후 그들이 지녔던
작으마한 것들만 돌아왔다
그때서야 참혹함을 알게됬고
죽음을 실감하게 된다

며칠을 울고 불고
꿈이라면 깨어나기로 했다
악몽을 꿀때마다 현실로 도망쳤지 않았던가
그러나 꿈이 아니어서 더 슬퍼했고
이젠 눈물도 말라 나오지도 않았다
나의 분신같은 피붙이들은
그렇게 도움도 주지 못했는데
절규를 하다가 산화되었다
잊을 수가 없다
보낼 수가 없다
우린 기억 한다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고 기리기로 했다
이곳 출신들이 자그마치 111명 이었다
비상한다, 날라간다, 일어난다
영어로는 "The Rising"
Kensico Dam Plaza, Valhalla, New York 주에 있다
건물더미에서 일어나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길 소망한다
그 답답하고 무거운 철근 콘크리트 속에서
불사조가 되어 새로운 탄생을 하거라
영원히 살아 하늘높이 날아가거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길 희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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