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사친가/배 중진

배중진 2011. 3. 14. 05:30

사친가/배 중진


어머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몸은 비록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밤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기에
부르짖음이 들렸기에
힘들게 힘들게 모든 것 떨치고
비록 금의환향은 아니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왔지요
시냇물이 돌돌 흐르는 소리가 그리웠답니다


어머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몸은 비록 젊음이 떠나갔지만
밤마다 어머니의 간곡한 기도 소리를 듣고 싶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어서
태평양의 거센 물결을 힘들게 헤치고
비록 멋진 모습은 아니더라도
그리운 고향이 있기에 돌아왔지요
둥구나무 위 부엉이가 부엉부엉 우는 소리가 그리웠답니다




둥구나무/배 중진

둥구나무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동네가 있답니다
들리는 말로는 모든 것을 지켜준다고 하네요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인사는 드리지 못했지만
객지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답니다
그런 둥구나무가 몇백 년을 지키고 있어
얼마나 좋은지 아무도 모른답니다
우린 100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떠나가지만
그 신성한 나무는 거의 영원하리라 생각을 하지요
마을 뒤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는 아미산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오늘도 참새, 박새, 까치, 부엉이들이 다녀갔으리라
끊어진 연줄과 방패연이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고
그 펄렁이는 몸짓을 잊지 못합니다

 

2011.12.12 10:43

어머니는 계시지 않았습니다. 9/20/2011 타계하셨답니다.

 

코미2012.08.20 21:09 

담아갑니다ㅎ 감사합니다.

 

2012.08.21 02:25

감사합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2012.08.21 03:48

사진은 최근 것으로 올려 보았답니다.

 

코미2012.08.28 16:09 

사진이 아주 멋있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태풍 조심하세요~ 그리고 안 좋은 일로 뒤숭생숭 했는데 사진 정말 좋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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