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안개/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5:16

안개/배중진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을 보았다
오늘 있을 행사에 아무런 장애가 없으리라
남들 하는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 대충 shower하고
coffee도 마시지 못한 채 대강 방향을 잡아 달렸다

모두들 부스스한 모습이지만 자주 있는 기회도 아니었고
headlight를 키고 새벽을 달리다가 막히기 시작하면서
어듬을 밝히며 웅웅 거렸지만 워낙 한곳으로 몰리기에
도대체 앞에 있는 차들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모르고 하늘은 알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덮쳐오는 안개를 꿈엔들 생각 했을까
워낙 날씨에 민감한 사항이라서 예보를 듣고 또 들었어도
그 어느곳에도 안개는 보이지가 않았었는데

알듯 모를듯 하면서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하더니
보일듯 말듯 너와 나 사이의 사랑 싸움을 하듯이 덮어 갔고
할듯 말듯 행사는 지지부진 하면서 사라지는 군중이 많아지고
아쉬운듯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았으며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다

다시없는 기회 잡으려고 아침부터 신이 났었는데
행사장 주위에만 걸터앉은 안개를 어찌 하리오
아무리 쫒으려 기를 써봐도 허사였다
인간지사 너무 우스웠고 자욱한 안개만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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