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안개 1/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5:12

안개 1/배중진


꿈에도 못잊어 하던 님이 안개와 같이
살그머니 저편에서 나타나
미소를 함빡 지어 보이고 있기에
두 손을 활짝 펴고 달려가보니

온데 간데 없고 고요하기만 하여라
이곳 저곳 정신없이 찾아 보았으나
머리카락만 젖었고
땀인지 안개인지 눈썹만 촉촉하여 지이다

님이시여, 너무나 그리운 님이시여
대답을 해 주시고 그 모습을 보여 주시오
그 많은 세월을 홀로 지새웠건만
홀연히 소리도 없이 고양이 걸음을 했단 말인가

날더러 어이 하라고
그 긴긴날 그리워 어이 하라고
안갯속으로 정처없이 사라지는가
안개꽃만 살며시 남겨 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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