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외로움/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4:36

외로움/배중진

운동도 할겸 Hudson Park을 찾았는데
분위기부터 우울한 기분을 건네주고 있었다
넓은 파킹장엔 차들이 서 있었으며 운전자는 밖에 나오지도 않고
먹는 사람도 있었고 키스하는 연인들도 보였으며 뭔가를 읽는 사람도 있었다

며칠 전 폭설로 구석으로 몰아 논 눈들이 이미 검게 변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저것이 눈인지 석탄인지 구분하기 힘들은 추함이었다
한겨울에 바닷가를 찾는다는것이 쓸쓸함 이외 그 무엇이 있으랴
여기 저기 휘날리는 휴지와 부서진 유리 파편들이 폐허를 맛보게 한다

이곳에서 만난 갈매기가 우리 마을로 날라오는 녀석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도대체 날라가려고 하질 않아 사진을 찍었으며
그의 눈동자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경계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대신 배가 고픈지 실연을 당했는지 피곤한 기색이어라

한바퀴 주욱 둘러 보니 물건너 자주가던 곳도 보였고 아직도 찬바람이다
나무들이 무척이나도 아름다웠으며 물이 오르고 꽃이 피면
야외 음악당도 있어 운치가 살듯 하였으며
그때까진 조용히 이 추위를 감내하려는 자연의 모습이 경건하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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