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영원히 피지 못한 장미/배중진

배중진 2011. 3. 13. 01:14

영원히 피지 못한 장미/배중진

집앞을 들락날락 하면서 항상 눈여겨 보았던 장미
봄에는 싱그러움을 지니고 앞으로 필 꽃을 위해
열심히 잔가지를 길러내며 맘껏 기지개를 켰고
가시로 중무장을 하기도 했지만

피고 지고 하길 몇 번 이었던가
비오는 날에도 기분을 살려준다고 밝게 웃음짓고
뜨거운 여름 날에도 하루 잘 견디라고 미소 짓더니
자기 몸에서는 피눈물의 가시를 쏟아내고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옴과 동시에
주위의 색깔과 조화를 이뤄
그 멋진 자랑대신 이웃을 생각하느라
그렇게 뽐내지도 않고 다소곳 하더니만

그 마지막 열정을 못내 뿜어내지 못하고
초겨울 그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은 그대 장미여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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