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계백 장군/배 중진

배중진 2011. 3. 12. 00:26

계백 장군/배 중진

처자식을 죽여야만 했던 그 심정을 어이 표현할까
노예가 되어 갖은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나의 손에!
오천의 결사대는 사기충천하였으나
16세 관창의 패기에는 할 말이 없구려

드넓은 황산벌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일당백이 아닌 일당십의 네 차례 혈전으로
서서히 줄어드는 수적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드높은 신라군의 사기에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다네

손수 북을 치며 병사들을 독려하지만
까맣게 밀려오는 신라군에 어쩌지 못하고
사나이답게, 장수답게 혼을 살랐는데
살아남은 20명 중 상장군 두 명이 끼어 있음이여

계백의 혼은 삼천 궁녀에게까지 이어져
허겁지겁 타오르는 곡창의 불길로 안내받고
혼비백산 달 밝은 밤 도망가다 보니 앞은 굽이치는 백마강이요
깎아지른 낙화암이라 꽃다운 나이로 별 같이 쏟아지더라

 

2014.10.25 22:34

교정했고 수정했기에 복사 다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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