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가을을 만나다/배중진
법정스님의 책이 들어 온다고 해서 30km를 달려
서점에 들렸더니 또 매진이 되었다는군
그런데 저쪽에서 두터운 안경을 끼고
어슬렁 거리는 사람이 있어 보니 오래된 친구
이 봄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만나다니
서로가 얼굴을 보곤 실망을 하면서도 허허
세월이 나만 변하게 한것이 아니었구나
중년을 넘어서 시간이 고대로 줄을 긋고 있었네
미국에서 그나마 의지하고 믿고 지냈던 친구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위안도 받았었지
슬플때나 즐거울때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했고
마음이 통했으며 서로를 잘 알고 지냈던 사이였다
시원하게 농담도 잘하고 술, 담배를 무척이나도 즐겼으며
안사람을 그렇게 사랑할 수도 없었던 닭살 친구
젊었을땐 눈빛만 마주쳐도 잉태를 시켰다는 허풍쟁이
바둑도 좋아하고 고스톱, 포커에도 일가견이 있었지
시간이 흘렀어도 친구답게 오랫동안 믿고 일을 맡긴 외국친구들
미국이지만 아직도 고용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인간성
이젠 은퇴를 생각하며 다 큰 자식들이 각계에서 성공의 길을 걷고
쓸쓸하지 만은 않은 가을의 길을 걷고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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