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안녕/배 중진
잘 자고 일어나
뉴스를 확인하니
남미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근처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운전면허도 없는 16살짜리가 운전했고
빗길에 그것도 빌린 차로 이동하다가
새벽 2시 30분에 졸다가 튕겨 나가
8-17살 사이의 6명 중에 9살짜리만 살아남았다
그 아이들의 사랑하는 부모는 어디에 있었고
무슨 사연으로 Parkway를 고속으로 달리다가
미끄러지면서 나무를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였단 말인가
우리같이 경험이 많은 사람도
피치 못할 사정이라면
밤에 미끄러운 도로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조심하며 가는데
이제 갓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는 청소년에게
장난감이 아닌 살인 무기를 감독도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자기들끼리 떠들며 무섭게
칠흑 같은 길을 질주하다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 틀었지 싶다
실수치고는 너무 황당해서
돌이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건은 너무 명백하게 잔인했고
꽃 피울 아이들이 훈훈한 봄을 영영 맞이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