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길고양이/배 중진

배중진 2023. 2. 27. 03:46

길고양이/배 중진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여인

특히 동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인간

관찰력이 뛰어나고 관심이 많은 여자

쓰레기통에 버려진 거북이를 주워다 기르는 사람

 

만리장성을 쌓는 이웃이 많아지자 이사를 결심했기에

가족으로 모시는 거북이와 고양이를 건사하면서도

그들이 자연사하면 더는 맞아들이지 않기로 했지만 

떠돌이 고양이가 눈에 띄었고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

 

유인하여 동물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받게 한 다음

전처럼 집 주위에 방사했는데

9개의 목숨을 가진 고양이는 사랑이 그리웠는지 떠나질 않네

마침 집에서 기르던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난 직후라

 

두 마리만 키우면서 더는 하고 못 본 체했지만

초인종을 누르고 도움을 청하는 듯하여

따뜻하게 맞아들였다

세상을 하직한 고양이가 분신이 되어 돌아왔다

 

고양이들 사이에선

먹을 것이 풍부한 가정이고

아늑하게 잠을 잘 공간이 넓고

훌륭한 건강보험이 있어 혜택이 무한정하다는 평인가 보다

 

마음 약한 사람 앞에 얼씬거려 동정심을 산다

같이 삶을 영위할 다른 동물들도 많아 절대로 외롭지 않다고 한다

이제껏 그렇게 했듯 귀여운 재롱을 떨면 매우 좋아한단다

화목하고 평화로우며 행복한 세상을 누릴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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