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2

아들의 똥/배 중진

배중진 2022. 11. 20. 09:17

아들의 똥/배 중진

 

나는 아직도 날고구마를 탓한다
지금, 남들이 그게 아니라고 해도
어린 나이에 욕심껏 먹은 것은 날감자뿐이었다

 

끙끙거리며

어찌나 힘들어했던지

아버지는 외양간에서 소를 내다 매는
바깥마당에 일을 보라고 하시곤
굵어 감히 나오지 않는 것을 손으로 쑥 빼내셨다 
아주 고맙다는 생각을 그 당시에는 해본 적이 없다

지금은 눈물겹도록 그 순간을 그리워하고 잊지 못한다

나의 무거운 짐을 평생토록 묵묵히 대신 짊어지셨던 분이시다

'詩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침감기/배 중진  (25) 2022.12.03
은행나무/배 중진  (29) 2022.11.23
바나나/배 중진  (5) 2022.11.19
갈무리/배 중진  (7) 2022.11.18
인면수심/배 중진  (19)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