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배 중진
억세게도 재수 없는 놈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는 했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Yahoo에서 놀다가 밟은 곳이 daum
다음은 어디일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뜻도 모르는 티스토리
퍼 나른 것이 바닷가의 모래알같이 많고
퍼질러 놓은 것이 첩첩 쌓여 산더미
퍼떡거리며 이사 준비를 밤낮으로 하지만
퍼붓듯 원망하며 누군가를 저주한다
방명록을 관리하고
댓글을 정리하고
답글을 분리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이름이 끝없이 꼬리를 문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 일은 태산 같고
불같은 심정으로 삼복더위에 땀을 삐질삐질 흘려도
마음만 급할 뿐, 진척은 굼벵이 속도
방명록 연기처럼 사라지고
댓글 나뭇가지 쳐내듯 잘라내고
답글 구렁텅이에 던져버려
팔다리 다 자른 몸통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했는데
온통 답답하다
반대의 뜻도 표현 못하고
칭찬의 글도 쓰지 못한다
소통을 위한 블로깅이었기에
기억이 소멸하기 전에
과거와 현재를 기록했었는데
추억이 송두리째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졌다
쓰레기 줍는 심정으로
하잘것없어도 겨자씨를 심어 본다
꽃이 피리라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너무나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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