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상사화/배 중진

배중진 2020. 10. 17. 07:35

상사화/배 중진

 

곱기도 하지

잎을 못 보고 자랐어도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

그리움을 어느 곳에다 감췄을까

 

청명하기도 하지

엄니를 알지도 못하면서

청승스러움은 하나 내색도 하지 않고

뜨거운 여름 앞에서 호언장담하는 것 같아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을 모르고

겨울 동안 꼭꼭 숨어 지내며

봄의 생기발랄한 힘찬 몸부림도 알지 못했을 텐데

때가 되어 어찌 기어 나올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매미는

 

누가 보호해주지 않아도 

멋진 사람으로 자라나는 인간이 있다는 것

내막은 알 수 없으나

보통은 아닐 터

 

모든 삶이 경이롭고

순탄한 인생이 부끄럽구나

 

10/20/2017 Longwood Gardens, PA

 

*석산
석산화

 

서 량2020.10.18 23:51 

상사화가 서로 생각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가끔 제 호기심을 사로잡습니다.
스님과 처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꽃으로 태어났다는 전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못말이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네요.
꽃이 소스라치게 아름답습니다. 사진기술이 또한 그러하신지도.

 

자선을 배우기 전에 사랑을 먼저 배우고
아가페적인 사랑을 알기 이전에
에로스적인 사랑을 배우고 난 다음 큰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하지만 어려운 사랑이기에 유명한 사람들도 자주
거론하는 것이겠지요. 산천은 부르는데 선뜻 나서기 어려운 요즈음입니다.
역병이 잦아들었으면 했는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니 다시 3월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합니다. 즐거움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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