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고향/배 중진

배중진 2020. 9. 16. 23:29

고향/배 중진

동네의 어르신이 
농사를 지어보신 경험이 별로 없는 분이 
교육계를 은퇴하시고

 

비 오는 날
마을 어귀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신작로 따라
가지런하게 꽃을 심는 것을 보았지요 

아마도 상전벽해로
점점 거세지는 조용한 마을을 위해
웃어른이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었던가
생각하면서

언젠가

동네의 젊은이들은 마음을 순화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유교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느끼면서도
오래전의 일이지만 어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봄에 심은 꽃씨는 

가을에 더 많은 꽃씨를 생산하기에

순박하고
작은 마을은
항상 찾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의 고향이 되었지 싶더군요

 

국립 자연사 박물관 (워싱턴 D.C.) 10/17/2015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Mohonk, New York 10/26/2015

 

농사를
농작물을

 

오래전의
오래 전의

 

취국선2020.09.24 15:23 

시답지 않은 시를 쓰신다는 배중진님은
시를 시처럼 쓰시고
수필을 수필처럼 쓴다는 취국선은
완전 뻥이더라.

 

한국은 관리가 잘되고 있고 역학조사 하는 것도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미국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듯했지요. 말로 큰 모임에 갔느냐만 묻고
더는 자세하게 묻지도 않는답니다. 사생활 문제 때문에 역병이 창궐하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고 마스크 쓰지 않는 사람도 많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시작한 우한바이러스는 상상을 초월하며 번지기 시작하여
모든 것을 태우더니 지금은 불길이 잡혔어도 모두가 조심하고 있어
천만다행이지만 학교가 개학하고 짐도 열고 레스토랑도 오픈했지만
제가 잘 이용하는 영화관은 아직입니다. 그래도 저는 음식점에 가지
않고 자동차를 탄 채 주문하고 음식 받아서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먹거나 집으로 가져와 먹는답니다. 젊은이들과 차이를 둬야 하는 것이
우리가 약자이기 때문이지요. 건강을 위해서 산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로 만날 때마다 손을 흔들고 우회해서 피한답니다. 한적한 곳이라
아무도 없으면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숨을 고른 다음 또 우보로 세상으로
나아가지요. 그동안 다녔던 체육관은 모든 것을 청산하고 절대로 가지
않는답니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항상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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