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뱅뱅/배중진

배중진 2011. 3. 10. 05:24

뱅뱅/배중진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밀리는 바람에
샛길을 이용하여 이 답답함을 풀고자
처음 맞이하는 길로 들어 섰는데
요행히도 지도가 자세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나 주가 바뀌면서 세밀함이 떨어지고
같은 뉴욕이니까
동쪽은 알고 있으니 하면서
지도를 무시하고 방향을 잡았는데

아뿔사 그것이 뱅뱅 돌게 만들었음이야
저녁 7시즈음 집에 도착하리라 했는데
8시30분에도 길을 찾지 못하여
아니 실타래의 한 쪽 끝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 그지 없었고
화장실도 가야만 했으며
길을 아는 사람의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쉽게
풀어 줬는데 너무 자만하지 않았던가

시간을 허비한 죄가 컷고
성급히 굴면 일을 망친다는 격언을 알았으며
좋은 길동무가 있으면 어떤 길도 멀지 않음을 알았던
인생의 한 페이지를 또 힘들게 넘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