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뇌성번개/배중진

배중진 2011. 3. 10. 05:19

뇌성번개/배중진

아침이 늦는다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갑자기 깜깜 해졌다
멀리에서는 먼동이 트듯 밝아 오면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열기를 내뿜는다

그것도 잠시 속앓이를 시작하 듯
처음에는 작은 돌이 구르 듯 하더니
하늘을 두 쪽으로 몇 번 갈랐고
급기야는 몸을 움츠리게 했다

아무래도 저 높은 건물이 위험하지 싶은 찰라
그대로 그곳에 벼락을 쳐 버린다
이어서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로
털썩 주저앉게 만든다

뇌성벽력은 쉬지 않고
닥치는대로 몰려가 쳐 부수며
울부짖는다
한 여름의 한을 오늘 다 풀듯이

경찰차가 쏜살같이 달린다
앰블런스가 뒤쫓아 간다
소방차가 몇 대 뒤를 잇달린다
하늘은 분노를 이런식으로 삭이고 우린 위기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