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채송화/배중진
알록달록한 채송화 중에서
흰색이 있으려니 했는데
장독대 주위에는 흰색이 보이질 않았다네
검은색이 없는 것은 알았지만서도
항상 마음속에 그녀의 모습을 그려가며
이 세상 어느 곳에는 있으리라
막연하게 생각하며 찾아 다녔다
죽은 사람을 못잊어 찾아 다니듯이
드디어 발견했는데
아뿔싸, 굳게 닫힌 입술이여
내키지 않는 모습으로 불만이 가득하였다
어찌 달래면 방긋 미소를 지어 줄런지
시간을 달리하여 달려가 보았다
놀래키듯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 갔더니
순순히 항복하 듯 받아낸 사랑이여
활짝 미소짓는 그 모습 잊을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