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생각지도 않은 눈이 내리네/배 중진

배중진 2018. 12. 14. 00:49

생각지도 않은 눈이 내리네/배 중진


생각지도 않은 눈이 내린다

내리는 것이 누구와 똑같다

덮을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고

화낼 일도 없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구급차처럼 빠르게 짓쳐나가다

천천히 늦장을 부리고


큰 덩어리다

세세하게 다투며 

내것 네것 따지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순한 느낌이다

꽁꽁 얼어 표독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래도 예의를 지킬 줄은 안다

방충망을 애써 뚫고 방안으로 들어오려고 아예 하질 않는다


먼 곳까지 달려오느라 감정이 상했으련마는

관용을 베풀어 모든 억하심정을 누그러뜨린다


눈이 눈임을 알게 

하얀색으로 은총을 베푼다


내려도 그만

안 와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과 어쩌면 그리 똑같은지




























'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이의 불행한 아침/배 중진  (0) 2018.12.20
싸가지없는 후배/배 중진  (0) 2018.12.15
폭설/배 중진  (0) 2018.12.11
외계인/배 중진  (0) 2018.12.10
겨울 준비/배 중진  (0) 201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