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어떤 이의 불행한 아침/배 중진

배중진 2018. 12. 20. 00:35

어떤 이의 불행한 아침/배 중진

 

커피 끓이다가 우연히
운동을 병행하다가 물끄러미
창밖을 보았는데

사람 같은 물체가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고

딱 한 사람만이 갈팡질팡하며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느라 안달하지만
앞뒤를 막아주는 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경이 없어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어도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불과 몇 초 만에
우렁찬 경적을 울리며 거대한 소방차 두 대가 도착하고
경찰차 두 대가 뒤에 붙이듯 정차하고
뒤늦게 구급차가 와 도로를 안전하게 막는다


뜻하지 않은,
꿈속에서조차도 예기치 않은 사고로
누군가는 불행이 시작되었고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도와주려고
전문가들은 엄청난 경비를 들여가며 교육하고
피땀 흘리며 험한 훈련을 받고
생면부지일지라도 자기 형제 일처럼 돌보며
가끔은 숭고한 희생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굉장히 빨리 사건은 수습되었고
모두 떠난 자리
거짓말같이 깨끗했으며
옆 공사장에서는
사건 자체를 아예 모른다는 식으로
망치질이 계속되었지만

 

며칠 후면 성탄절이라
더욱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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