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분기충천/배 중진

배중진 2018. 12. 4. 12:14

분기충천/배 중진


어린아이가 화상을 입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어찌 된 상처가 평생을 쫓아다닌다


연인이 생겼지만

연인은 흉한 상처를 보듬어 주지 않았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가까운 친구에게 시집을 가고

이제까지의 아물지 않은 상처는

복수심으로 활활 다시 타오른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라서 더 가증스럽게 보인다


즐겁게 잔치하는 곳에 엽총을 들고 가

즐거워하는 남자란 남자는 다 총상을 입히고


5년 감옥형을 받았지만 1년 만에 출소하여

생화학 실에서 연구원으로 새 출발 하나


속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자신의 삶을 짓밟은 연인에 대한

원수를 앙 갚아야 한다는 잔인함이 또 지글지글 불타


그동안 배운 실력으로

집에 아무도 없는 시간에 몰래 들어가

냉장고에 있는 레모네이드에 발암물질을 섞어 버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던 친척 중에

두 명이 즉사하고 세 명이 가까스로 살아났으나

간에 치명적인 해를 입어

결혼하여 태어난 아이들까지도 영향을 받아

결국은 관련된 가족의 씨를 말리게까지 하였다


다 태우지 못해 발작하던 피의자는

전기 사형 구형을 받고 집행을 기다리다가

감옥에서 자살로 한 많은 생을 마감하는데

꼭 그렇게 원통함을 달랬어야 했을까

주위에 있는 모두를 비참하게 하고 사라졌다

악마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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