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첫눈 내리던 날/배 중진

배중진 2018. 11. 18. 08:53

첫눈 내리던 날/배 중진


눈이 내린다는 날

설레기는커녕

아침부터 일기예보가 맞지 않았다

눈이,

첫눈이 내리기나 할는지 의심조차 들었다


뜸을 들일대로 들이다가

드디어 눈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얼마나 쌓일까 궁금했던 모양이다


으르렁대는 바람 소리

덜컹거리는 창문 소리

빵빵거리는 차량 소리


그리곤 어두워졌다

모두 발이 묶여 동동거렸다

길바닥이 주차장이 되었다


서로 삿대질하며

언성을 높이고

책임을 물었다


School Bus에 갇힌 애매한 아이들만 울먹였다


한참 만에

눈이 멎고

생각보다 질펀하여

애초부터 일기예보는 엉터리였어도


상처 입은 사람들에겐 영원히 기억되는 첫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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