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배 중진
미국 땅을 밟은 지 어언 34년이 지났다
누구는 상륙하자마자 거대한 영토권을 선포하고
인디언과 직접 거래를 트는 등
통상과 외교를 통해서 지역을 넓혀나갔는데
위축이 될 대로 된 사람은 숟갈과 젓가락은 물론이고
몸 하나 덮을 이불도 없이
남의 신세를 지기 시작했으니
차이도 엄청난 차이였고
시대적으로도 엄청난 오류를 범했지 않았나 싶다
아무것도 없는 무풍지대를 휩쓸고 다닌 사람과
기득권자들이 설치고 감시하는 곳
말 한마디가 법이었던 높은 신분의 소유자와
말도 통하지 않는 답답한 사람
그릇이 큰 사람은 크게 놀고
작은 사람은 알맞게 소꿉장난하며
많은 세월을 흘려보냈는데
그가 발을 디뎠던 땅을 방문하면서
기념 판을 유심히 바라보며
작아질 대로 작아진 몸을 찾아본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펜
나의 이름은, 이름은..
'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랑 떨고 있는 나뭇잎/배 중진 (0) | 2018.11.21 |
---|---|
첫눈 내리던 날/배 중진 (0) | 2018.11.18 |
단풍의 계절/배 중진 (0) | 2018.11.07 |
중간선거/배 중진 (0) | 2018.11.07 |
퍼즐 맞추기/배 중진 (0) | 2018.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