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단풍의 계절/배 중진

배중진 2018. 11. 7. 23:39

단풍의 계절/배 중진


단풍의 계절에
마음은 형형색색으로 마냥 부풀어 올랐는데
잔뜩 기대감으로 충만했는데


잔뜩 화가 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뭔가 못마땅한 것이라도 있는 투로 한바탕 퍼붓고
곧 물러가리라 희망을 품었는데
끝이 보이지 않도록
진저리치도록 끝장을 보려고 하네요


잠시 소강상태라 눈치를 살폈더니
훼방꾼 강한 바람이
깔깔거리며 이곳저곳을 휩쓸고 지나가더군요
고운 단풍 보기도 전에
추풍낙엽 되어 시름처럼 거리마다 잔뜩 쌓였지 뭐예요


마음은 어둡고
눈도 침침하고
희미한 숲과 나무를 보려고 했더니
자욱한 안개가 뭉그적거리며 떠나질 않더군요
조급한 것은 인간이지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하면서


다 내려놓고
절망까지 땅에 던져놓고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그나마 햇빛이 모처럼 반짝이는 오늘이고
내 삶에서 가장 절정의 단풍은 내일보다 오늘이고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날은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오늘이더군요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에 미련 두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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