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배중진
칠흑같은 밤하늘에
별만 깜빡거리고
풀벌레의 합창소리는 멀리멀리
달이여 빨리 나오라고 아우성이다
간밤에 늦잠을 잤는지
늦어서 미안한지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붉으스레 홍조를 띠었으며
동작도 굼떠 간신히 산마루에 걸터 앉았다
그도 가야한다
컴컴한 밤을 그는 달려야 한다
혼자 외로이 그리움을 안고 가야한다
말이나 나눌 벗이나 있었음 좋겠다
산도 넘어야 하고
방향이 다르게 흐르는 강물도 건너야 한다
무엇보다도 힘들게 하는 것은
낯에 보았던 그리운 님과 자꾸 멀어지는 것이리라
'詩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구장이 달님/배중진 (0) | 2011.03.08 |
---|---|
가을의 시작/배중진 (0) | 2011.03.08 |
수숫대/배중진 (0) | 2011.03.08 |
와인/배중진 (0) | 2011.03.08 |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다/배중진 (0) | 2011.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