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시월의 보름달/배 중진

배중진 2018. 10. 25. 11:15

시월의 보름달/배 중진


오랜만에 달님을 맞이하니
서로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생각은 무척 많이 했지만
여차여차하여 만날 수 없다가
작정을 하고 기다렸지만
심술궂은 구름이 또 끼어들어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더니
그 한숨에 거짓말처럼
구름이 멀어져 가더군요


매번 훼방 놓을 수도 없었지 싶었답니다


어디에서 솟아오를까
두리번거리길 한참
약속 시각을 살짝 넘겨
숲속이 발갛더니
긴가민가할 짬도 주지 않고
두근두근 붉은 모습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는데
공연히 혼자 애만 태웠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보름이었습니다


우린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며
별별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사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별님들이
초롱 거리는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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