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세상에 이런 일이/배 중진

배중진 2018. 10. 13. 07:41

세상에 이런 일이/배 중진


거들먹거리며

밤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주위에 가로수도 있었는데


느닷없이 벼락이 

정수리에 꽂히니

그대로 쭉 뻗었다


한참이 지나

손발이 조금씩 움직이더니

간신히 머리를 감싸 쥐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또 정확하게 벼락이 후려치니

보는 사람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건 장난도 아니고

어떻게 

벼락을 두 번씩이나 맞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그는 일어섰다

기적이었다


우산을 받쳐 든 여인이

남자아이를 하나 데리고

방금 총총거리며 지나간 자리


그들은 멀쩡한데

왜?

이 사람만 같은 지역에서 두 번씩 맞아야 했을까?


남들이 말하길 그는 죄의 빗물로 흠뻑 젖어 있었기에

그런 봉변을 당했다고 전한다 

전류가 흐르기에 딱 좋았던 상태란다


그는 정말로 강심장의 소유자다

벼락 맞고도 살아남았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하고 살아가겠지




Jenne Farm, Reading, Vermont







Dartmouth College, Hanover, New Hampshire

Vermont State House, Montpelier, Ver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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