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배 중진
거들먹거리며
밤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주위에 가로수도 있었는데
느닷없이 벼락이
정수리에 꽂히니
그대로 쭉 뻗었다
한참이 지나
손발이 조금씩 움직이더니
간신히 머리를 감싸 쥐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또 정확하게 벼락이 후려치니
보는 사람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건 장난도 아니고
어떻게
벼락을 두 번씩이나 맞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그는 일어섰다
기적이었다
우산을 받쳐 든 여인이
남자아이를 하나 데리고
방금 총총거리며 지나간 자리
그들은 멀쩡한데
왜?
이 사람만 같은 지역에서 두 번씩 맞아야 했을까?
남들이 말하길 그는 죄의 빗물로 흠뻑 젖어 있었기에
그런 봉변을 당했다고 전한다
전류가 흐르기에 딱 좋았던 상태란다
그는 정말로 강심장의 소유자다
벼락 맞고도 살아남았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하고 살아가겠지
Jenne Farm, Reading, Vermont
Dartmouth College, Hanover, New Hampshire
Vermont State House, Montpelier, Ver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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