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바닷가의 능소화/배 중진

배중진 2018. 9. 11. 22:59

바닷가의 능소화/배 중진


오시지 않는 임의 발소리를 행여나 들으려고
능소화의 줄기는 남보다 먼저 뻗쳐오르려다가 늘어졌고
꽃잎은 나팔같이 점점 커졌지 싶어도


불타는 사랑을 채워줄 수 없는 임이시여
무정한 임이시여


어느 곳에서 길을 잃으셨나요
왜 못 오시나요


사랑은 영원치 못하며
아름다움도 잠시임을
왜 모르시나요


오늘도 보름달을 우러러보며
간곡히 기도드리나
야속한 마음 또한 점점 커져
보름달을 가득 채웠는지 쓸쓸하게 보입디다


바닷가에서
눈물짓다 떨어진 꽃이여


오시지 않는 임을 그리다가
한이 맺힌 여인이여


파도 소리만이 슬프게
철석이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철석이네
밤이 하얗게 세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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