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여름이 떠나가는 소리/배 중진

배중진 2018. 9. 7. 06:20

여름이 떠나가는 소리/배 중진


땡볕이 좍좍 쏟아진다

거리엔 아무도 없고

개미 새끼조차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땀방울만 뭉쳐진다


뜸을 들인다 생각했는데

구름이 꾸물거리며 몰려오기 시작하고

난데없이 벼락 치니

천둥이 떠나갈 듯 울려


헐떡이고 있던 까마귀들이 마구 들고 일어나

어디로 숨을지 몰라

갈팡질팡 아우성친다


그래도 꺾인 나무가 도움이 되는지

사납게 산발하고 춤을 추어도 숨어들고


장대비를 퍼부으니

떠나가기 싫은 여름 기가 꺾였어도

가는 모습 보여주기 싫은지

안개와 빗속으로

으르렁거리며 점점 사라진다

가끔 포성 못지않은 울부짖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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