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포도/배 중진

배중진 2011. 3. 8. 03:03

포도/배 중진

요 며칠 쏟아지는 햇볕을 맞으며
몇 시간씩 걸었더니 피부가 알게 모르게
많이 검어졌다
날씨가 선선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 가을
풍성한 빛을
내리꽂아
무럭무럭 익어가기 바란다

포도와 사과, 배와 벼 이삭도
농사지으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그들은 농염한 색깔로 빛내줘야 할 의무가 있고
다소곳이 분위기를 맞출 줄 알아야 한다

밤엔 밤대로
귀뚜라미들의 노랫소리를 벗하여
고상하게
그들만의 색깔을 골라야 한다

 

2013.11.03 00:42

인간도 가을을 맞이하여 성숙해지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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