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닮은 이모/배 중진
머나먼 옛날
조그맣고 엉뚱한 녀석이
엄마가 세상을 떠나시면 어쩌나
뭘 믿고 살아가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모가 둘 계시는데
용머리 이모를
어머니라 여기고 살아가야지
어린 마음에 그런 생각까지 했었지
8살 차이나는 둔디기 막내 이모가
미국에 오셨다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전해주시는데
눈시울이 붉으셨다
어머니와 닮은 구석이 많으셨지만
엄마의 정을 애써 찾아보아도
살갑게 다가오질 않는다
다음 주에 한국으로 가시는데
이별의 인사를 드리려는 순간
이모의 손이 어머니 손 같아
한참을 부여잡고
엄마의 사랑을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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