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견디거라/배 중진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온 아이
한글도 잘 모르고 숫자 쓰기도 어려워하는 철부지
한국에서 1학년을 위한 산수문제지를 배송받아
영어 공부하는 틈틈이 풀어나가는데
잘 모르면 한숨만 푹푹 쉬며
어찌할 줄을 몰라 씩씩거리고
훌쩍거리기 까지 한다
그나마 부모가 한 시간씩
엄격하게 통제하길 망정이지
저 어린 것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중으로 가혹하게 다그치는지
조금만 참고 이겨내거라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나이이니
불원간 잘 들리고
어려운 문제도 혼자 척척 풀 수 있지 않겠는지
적지 않은 나이에 미국에 온 사람들은
평생을 영어와 씨름하여도
어디 가서 입 한번 뻥끗 시원하게 말을 할 수 없는 지경이란다
걱정하지 말지어다
신경 쓰이는 것은 너의 부모란다
언제까지
아이들 앞세우고 졸졸 따라다녀야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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