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참회하라/배 중진

배중진 2018. 7. 31. 02:51

참회하라/배 중진


말이 많은 사람
주사가 심한 사람
개성이 강한 사람
글을 많이 읽은 사람
세상사 두려운 것이 없어 제멋대로 하는 사람
술기운에 옷을 홀랑 벗고 자는 사람
아니, 잠잘 때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사람


종교관도 없고
모든 것이 우습게 보였고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오는 말마다 먹혀들어 가는 세상


언젠가는 탈이 날 줄 알았다
남이 자신을 억압하면 자유를 달라고
몸부림치며 죽을 둥 말 둥 부르짖으며 찾았지만
약한 여성은 욕정을 푸는 상대로만 보였기에
권위를 악용하여 마음대로 주물러도 뒤탈이 없는 열등아들이라나


큰소리쳐도 괜찮았고
그때마다 수입이 짭짤하니 이보다 더 좋은 나라가 있을까


끝도 밑도 없어 채워지지 않는 정욕은 불같이 일어나고
음험한 곳에서 만만한 애들한테 둘러싸이니
혀끝은 날름거리고
손끝은 건들거리고
X 끝은 불쑥거리네


술은 하얀 손이 따르는 대로 마셔 곤드레만드레 되었고
음담패설은 너 나 할 것 없이 무르익어 만연하였고
더러운 몸은 가눌 수 없었으니


뒷날 선하고도 새침한 표정으로
거짓 변명을 늘어놓아도
의혹 한 점 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그런 곳이 있었지
좋은 한반도라 칭하는 한국이 있었지
반세기 동안 휘젓고 다녀도 괜찮은 천당이었지


벗기를 좋아하는 사람
거울 앞에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침묵하고 너 자신을 회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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