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망자의 복수/배 중진

배중진 2018. 7. 18. 14:16

망자의 복수/배 중진


결혼을 4번 했던 사람

이유가 있겠지만 보통 사람은 아니리


나이 차는 좀 있어도

돈 많은 조종사와 그럭저럭 살고 있고

생명보험으로 10억 원을 들어줘

사랑을 재확인하며 

남들이 보기에는 잉꼬부부인 체 살아가는데

자꾸 불협화음이 발생하여

더는 참고 견딜 수가 없어 이혼을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덜컥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였는데

그 병원의 남자 간호사와 눈이 맞아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지 


여권신장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뻔뻔했고

불쌍한 네 번째 백인 남편은 그렇게 비명횡사했다


가관인 것은 남편이 죽은 지

3주 후에 간호사와 다섯 번째로 결혼했다는 것인데

나중에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조종사의 

직접적인 사인이다


첫 단추부터 어긋났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독특한 성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3년도 채 못되어 삐걱거리더니

유별난 여성 정치인이 사망에 이르렀으며

간호사인 남편은 대수롭지도 않게

구급차를 불러 병원까지 같이 가는데

신문이나 읽고 있었단다


낌새를 이상하게 눈치챈

응급실의 재치있는 간호사들이

채혈을 하고 소변을 받아 냉장고에 보관하여

후일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계기가 되었고

범죄 과학 수사결과

Succinylcholine 주사에 의한 것으로 판명이 되었는데


가증스러운 남편은 결백을 주장하며

두 번이나 동정심을 유발하는 자살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살아남아

평생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복역수의 태도에 따라 잘하면 20년 후에나 가석방할 수 있단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끼리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달아

이권이 개입되면서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이혼 시 한 푼도 더 주지 않으려는 이기심이 발동하여

상대가 없어지길 바라는 악마 근성에

과감함이 작동한 것인지

무식함인지

살인을 또 저지르고 말았구나

첫 번째는 의심은 가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유예가 되었고 


네 번째의 죽은 남편은 억울함을 다소 갚았는지도 모르겠다

'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목련화/배 중진  (0) 2018.07.24
쥐새끼/배 중진  (0) 2018.07.20
어느 여름날/배 중진  (0) 2018.07.18
저 높은 곳/배 중진  (0) 2018.07.17
늦은 밤을 잊은 그대에게/배 중진  (0) 201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