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배 중진
눈을 감고
새김질을 하면서도
누런 소는 자꾸 꼬리를 휘젓는다
멀리에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은
티브이를 바짝 당겨놓고 시청하면서
좋아서인지 자꾸 손뼉을 쳐
심심하지는 않겠다 여겼더니
마냥 좋아서 치는 것이 아니었고
아무것도 없는데
뭔가를 잡는 듯하였다
원래부터
눈에 티끌이 자꾸 보인다고 하더니
깔다귀와 티끌을 구분하지 못하는지
자꾸 성가신 듯
신경질적으로 가슴도 치고
혼자서도 잘 논다
그리곤 조용하다 싶더니
이내 안락의자에서
넋을 잃고 잠들고 말았다
월드컵 축구 시합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데도
누군가는 승자가 될 것이고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릴 테지만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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