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서생원/배 중진

배중진 2018. 7. 13. 23:41

서생원/배 중진

늦은 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뭔가 쭈뼛 고개를 내밀었다가
황급히 사라져
환각 현상인가
확인할 길이 없었어도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일단은 관리자에게 보고했고
때마침 해충 박멸 자가 방문하는 날이라
간단히 끈끈이를 몇 개 설치하곤 사라졌다

의심 반이었는데
잠결에 뭔가 부스럭거리고
이리 부딪치고 저리 박는 소리가 들려
불을 켜고 끈끈이 있던 곳을 살피니
하나가 엉뚱한 곳에 있어

추측하길
아마도 생쥐가 걸렸다가
책과 상자를 이용하여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 않았나 여기니

오싹 소름이 쫙 끼치는 기분이다
이사 온 지 17년 동안
아무 근심거리 없어
두 발 쭉 펴고 잘 살았는데

새 식구를 맞이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내일부터
밤이 두렵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깨는 사람인데


'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은 밤을 잊은 그대에게/배 중진  (0) 2018.07.17
월드컵 축구/배 중진  (0) 2018.07.15
답답한 양반/배 중진  (0) 2018.07.07
날개 꺾인 새/배 중진  (0) 2018.07.07
속수무책/배 중진  (0) 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