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사기꾼/배 중진

배중진 2018. 6. 5. 00:46

사기꾼/배 중진


옛날에도 사기꾼이 많았음을 이솝우화를 통해서 익혔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꾀임 수에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

충동질하는 사람들의 머리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방면으로 매우 발달했고 또한 꾸준히 연구하지 않았겠는지


1970년 대전시 시립도서관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독서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학교에서 배운 것을 

환경이 좋은 곳에서 더 익히려고 했지 싶고

쓸데없이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쏘다니기보다는

배움이 있는 곳을 선호하면서

시간을 아끼지 않았을까


비록 중학교는 같이 다녔지만

고등학교는 실력에 따라 차등이 나기도 하고

전문성을 배제할 수도 없고

가정형편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인데


시장바닥에서 놀던 친구는

배운 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버는 일이라

매혈하는 곳을 안다며

같이 가서 건강에도 좋다니

피를 팔아 돈을 챙기고

수혈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들을 겸사겸사해서 돕자고 꼬드긴다


학생 신분으로 몰래 숨어 담배 피우는 것을 보았던 친구였고

학교도 가지 않고 큰 도시를 아침부터 빈둥빈둥 배회하고

저녁때는 집으로 가는 통학 열차를 타고 갔던 중학교 친구


큰 유혹에 빠지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고

어떻게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았는지 그것이 궁금하기도 했으며

그때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지금


그 친구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어찌 변했을까

사기꾼이 되었을까

아니면 큰 장사꾼이 되었을까?